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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rel 2018. 2. 19. 01:03

2018/02/19

 

 

블로그 주인은 원래 글쓰기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글쓰는 것은 어릴 적 조모께서 항상 도서관을 데리고 다닌 것이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학생이 된 14살 이후엔 교과서와 참고서를 제외한 책이란 책과 이별했다.

고작 초등학생 때의 독서로 지금의 작문을 하게 된 것이냐 하면

사실 그도 그런 것이 나의 독서는 중학교 1학년을 지나 2학년 때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가 중학교 1학년인 2011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즈음이다.

그 당시 그룹 B의 G멤버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는 나의 아이돌 가수 덕질의 시초이자 기원이었다.

그 어린 14살의 나이에 자신의 이상형은 G라고 확신하며 살았다.

그 때의 나에게 G은 일상의 전부였다.

지금 생각해도 그당시 G은 내 이상형이 분명했으며 완벽했다.

이후로 G의 사진을 찾아보고 이외의 멤버까지도 좋아하게 되었다.

 

 

원래 덕질이라 함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어있다.

아이돌이 한 예능프로에 나가면 장면장면의 사진이 뜨고 그 사진들이 모여 동영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 동영상이 모여 글로 써지기도 하고 그 글이 다시 다른 누군가의 팬아트로 변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한창 콩닥콩닥하며 G의 사진을 수집하고 있을 때였다.

세상에 어느 곳이든 그림이 있으면 글도 있기 마련이다.

그룹 멤버들을 소재로 한 망상글을 발견했다.

정말로 있을 법한 내용들을 갖고 멤버들의 성격을 베이스로 쓴 글은

팬의 팬심을 불붙게 했다.

 

 

처음엔 드라마와 예능을 보는 것 같았다. 재밌었다.

그냥 베스트셀러 소설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이름만 바꾸면 일반적인 서점에서 파는 소설이랑 다를 게 없었다.

또 몇몇 글은 발행하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도 같았다. 지금 생각해도.

 

 

사춘기 소녀에게 자신의 우상들이 나오는 소설은 매우 유혹적이었으며 중독적이었다.

고로 중독되었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핸드폰을 들어 다운 받은 소설을 읽었다.

 잠이 들 때까지 읽었다.

갈수록 뜸하게 읽긴 했지만 인생에 아이돌 덕질이 전부였던 중딩에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이라고는 소설 읽기가 전부였다.

 

 

그게 처음이었다.

이후 다른 아이돌을 좋아해도

똑같았다.

 

 

그렇게 쌓여 8년이 지났다.

8년 동안 내가 읽은 글들은 총 몇 txt일까 몇 기가일까 혹은 테라일까

글을 권으로 따지지 않고 저장공간으로 따지고 있다.

팬들을 울리고 웃게 하는 필력을 가진 작가들의 문장을 몇 줄이나 읽었을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무의식적으로도 의식적으로도 이상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것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복숭아를 좋아하면 복숭아 향 향수를 사게 되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말투를 닮아간다.

 

 

나도 그랬다.

좋은 글들을 읽다보니 나도 쓰고 싶어졌다.

지금 보면 딱히 남아있는 글은 없다.

아마 지금도 남아있었다면 바로 삭제를 눌렀을 것이다. 이불을 차면서.

아주 다행이다.

하지만 나라면 이렇게 쓰고 싶다. 하는 이를테면 러프형식의 글들은

머릿 속에서 빠르게 쓰여지고 그려졌다가 구름처럼 흩어졌다.

 

 

하지만 그들의 글을 수없이 읽을 때,

한 글도 몇 번 씩 반복해 읽을 때,

팬들을 울린 그들의 문체는 머릿 속으로 박혀들었고

장면을 풀어내어 긴 문단으로 쓰는 그들의 능력은 내 눈으로 녹아들었다.

심지어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가는 눈은 덤이었다.

 

 

눈이 빠르고 정확하게 읽게 되니 말도 늘었다.

꼭 학교 문학 시간에 글 읽기를 시키면

가끔 단어단어를 띄엄띄엄 읽거나 문장이 바뀌면 하나의 문장이었대도 이어서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칭 그 사이 독보적이었다.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지만 글을 읽지 않는 것처럼 읽는 것이 모토였다.

 

 

필자는 사실 '글자'를 잘 외우지 못한다.

고등하교 시절 법과 정치가 제일 혐오스러웠다.

원리도 공식도 없는 문장들을 통으로 외우고 있자니 죽을 맛이었다.

대신 수년간 단련된 내장된 글 분석은

모의고사에서 빛을 발했다.

 

 

아이돌이 니 인생을 밥먹여주냐의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사례였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쓴 이유를 이제서야 말하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다.

길어도 너무 긴 거 같다 그냥 단편 수필인 듯.

비공개 글과 공개 글로 나뉘어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어서 이렇게 예고한다.

그냥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두서가 길어진 것이다.

 

 

요하이워터 황민현으로 골라서 사왔는데 애 얼굴을 길게 늘려놨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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